천체관측이나 천체사진의 취미는 우리나라에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꽤나 마이너한 취미입니다.
보러갈 시간도 시간이지만 장소도 제한적이고 장비또한 저렴하지 않으면서 사용방법도 공부를 해야할만큼
어렵죠 -_- 그러다보니 초보자들의 진입장벽이 꽤나 높은 취미생활중 하나 입니다.
네이버나 다음 페이스북 등 천문학관련 동호회에 보면 하루에도 수시로 입문자용 망원경을 추천해달라는 글들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대부분 금액은 20~50만원대 를 원하죠. 잘 모르는 분야니까 처음 시작할대 부담이 되어 나름 저렴하게 입문장비를 찾고자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서 이 초보자분들이 얘기하는 20~50만원대 라는건 이 가격으로 안시를 할수있는 망원경을 추천해달라는 얘기인데 보는 입장에선 20~50만원으로 망원경만 살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글에도 써놨지만 천체관측은 망원경만 가지고 할수 있는게 아닙니다. 천체사진이 아닌 단순한 안시관측만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악세서리가 반드시 있습니다.
망원경(경통) + 천정미러 + 접안렌즈 + 파인더(대부분 저가형에도 기본으로 포함되긴함) 그리고 경위대 + 튼튼한 삼각대가 필수 입니다. 이렇게만 보더라도 6가지 품목이죠.
접안렌즈를 보면 한개로는 안되고 최소한 광시야와 고배율의 두가지의 접안렌즈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초보자가 입문용 장비를 물어볼때 요즘은 구할수도 없는 코동(코스트코 망원경 셀레스트리온 90GT) 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0만원대 가격으로 위 필수 품목이 모두 들어있으니까요.(번들로 포함된 아이피스는 못쓸물건이긴하지만..어쨋든)
하지만 이제 코동은 중고가 아니면 구할수가 없으니 다른 장비들을 추천해달라고 합니다만
사실 코동만큼 자동추적경위대가 포함된 가성비좋은 망원경은 이제는 BCTO 같은 비슷한 제품정도뿐...
결국 경통을 사고 다른 악세서리를 사야한다는건데...
코동이 유명한건 자동추적경위대가 포함되어있어서 유명했던 것이지 광학성능이 좋아서라거나 품질이 좋아서 유명한건 아니었습니다. 삼각대는 부실해서 춤을 추기 일수였고 망원경 포커서는 조금만 무거운 아이피스를 꼽아도 주루룩 흘러내릴정도에 고정시킬때 초점이 나가버리기도 하고 딱 그 가격대의 장비였습니다. 워낙 자동추적가대가 가성비가 좋아서 추천했지 그외엔 딱 그가격대 다른 망원경이랑 차별점도 없는 망원경이죠. 아 코스트코에서 쉽게 구할수 있다는것도 장점이었죠.
결국 코동을 구입한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얼마간 쓰다가 중고로 파는사람 과 부실한 삼각대를 교체하고 아이피스를 중급으로 바꿔서 아쉬운 부분을 보강하여 다시 코동으로 즐기는 사람. 딱 이 두부류 입니다.
후자의 경우 30만원대 망원경을풀셋으로 샀지만 결국 튼튼한 삼각대 + 중급 천정미러와 아이피스 세트 를 마련하게 되면서 망원경 제외하고 대충 추가비용이 저렴하게 해도 40만원정도 들어갑니다. 결국 쓸만한 망원경이란건 70만원정도에 완성된다고 보면 되겠지요..(좋은 삼각대와 천정미러 그리고 접안렌즈를 사놓으면 이건 망원경을 더 좋은것으로 교체해서 사용하면 되니 중복투자는 아니게 됩니다만 결국 망원경보다 비싸졌죠..)
그래서 20~50만원대 망원경을 추천해 달라는 얘기를 들으면
그 가격대에 추천할만한 망원경도 없거니와 있다고 해도 악세서리를 포함하면 예산을 초과해버리기 때문에 쌍안경으로 시작하라거나 저렴한 8인치돕을 사라는 조언을 하는겁니다.
어줍잖은 장난감같은 조악한 망원경으로 시작했다가 돈잃고 실망하고 떠나지 않도록..
근데 이걸 질문한 사람 무시하고 꼰대처럼 가르치려 든다고 생각하는 답정너 들도 있는데
질문자가 자기는 자동차를 사고 싶은데 어떤게 좋아요 하면서 자전거를 가져와서 추천해달라고 하는경우가 대부분입니다.(자전거도 풀셋이 아니라 뼈대만 들고오죠 바퀴도없이..) 당연히 답변자들은 자전거 살돈에 조금더 보태서 자동차를 사세요 라면서 다른 제품을 추천하는겁니다. (헛돈쓰지말라고 말리는거죠)
이걸 왜 모닝 사지말고 그랜저 사라는 얘기로 듣는사람도 있던데..20~50만원대 망원경은 모닝도 아니고 자전거 라니까요 -_- 그것도 부품몇개빠져있는..
30만원대 코동을 예로 들어봅시다. 코동이 저렴하다고 해도 이거 갖고 다니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경위대에 경통에 삼각대 그리고 경위대움직이려면 배터리도 들고 다녀야 하죠. 그럴거면 60만원대 8인치 돕을 갖고다니는게 훨씬 편합니다. 이건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입니다. 그래서 가성비로 8인치돕을 추천하는거고 성능또한 수십만원대 소구경 굴절이랑 비교가 안되죠. 차이점이라면 자동추적이 안되는것 정도 그외엔 8인치 돕이 압도적으로 초보자에게 적합합니다. 그리고 코동같은 경위대 처음쓰는 분들 대부분 얼라인하다 밤새고 팔아치우는 사람도 많고 부실한 삼각대 때문에 초점만 바꿔도 바람만 조금 불어도 잔상을 남기며 흔들리는 별을 보며 눈물을 머금죠..(집 베란다에서 달보는용도로는 좋습니다.)어차피 소구경 굴절도 삼각대 경위대 다 챙기면 차없으면 갖고 다니기 불편한건 마찬가지고 부피로도 8인치돕은 크지도 않고 전체 무게자체도 10키로도 안됩니다.
그래서 저렴한 망원경 뭐 없나요. 20만원대 추천해주세요. 같은 질문글엔 돈모아서 8인치돕사라는 얘기를 하는겁니다. 추천할게 없는데 어떡합니까 -_- 그렇다고 진짜 장난감같은 오픈마켓에 파는 네셔널지오그래피 90미리 이딴거 추천해드릴까요? 추천해주고도 욕먹고 그거 구입한사람도 결국 중고로 팔지도 못하는 거실 인테리어용 망원경하나 구입하는것밖에 안됩니다.
진짜 그냥 입문자 혹은 맛뵈기만 조금 해보고 싶으니 돈많이 쓰기 싫다면 그냥 카페같은데 물어서 관측지 찾아가서 보여달라고 하세요. 이게 더 나을겁니다. 그러니 망원경 사기전에 꼭 관측지 천문대 같은데 가서 체험해보라고 하는거고요
그리고 관측지를 가보라고 하는이유는 관측을 자기집 베란다에서만 할겁니까? 동네에서만 볼건가요? 제대로 보려면 어차피 관측지로 나가야 하는데 그냥 집에서 달이나 보고싶다하는 사람은 사실 아무거나 사도됩니다. 집이 충분히 어두운 시골이 아니라면 대도시에서 몇천만원짜리 망원경을 갖다놔도 제대로 볼게 없거든요 -_-그리니 이런 사람은 제외하고..제대로 취미생활을 하고싶다는 분은 반드시 관측지로 한번은 가봐야 합니다. 그래야 천체관측이라는 취미가 어떤건지 몸으로 느낄수 있습니다. 게시판 글만보고? 사진만 보고?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겁니다...
그런데..이걸 꼰대라고 하면서 가르치려 든다느니 하면 뭐 답할게 없네요. 댓글다는 사람이 판매사원마냥 네네~이런 망원경은 어떠신가요 하면서 영업이라도 해야합니까? 가끔보면 내가 질문했으니 니들은 답을 내놔라 하는 염치없는 인간들이 종종있는데 그냥 네이버에 천체망원경 쳐서 나오는 거 젤 싼거 사서 보시면 됩니다. 달 토성 목성 정도 보는데는 별 문제없어요. 보이긴 하죠 그 가격만큼 품질의 차이가 있을뿐이고...
그리고 자기는 처음시작해서 부담스러우니 20만원짜리로 하겠다는건 이해합니다만
20만원짜리 추천못해주고 다른거 추천한다고 "지들은 비싼거 쓰면서 얼마나 잘났다고 가르치려 들어" 라는 마인드라면 애초에 들을 생각도 없는거 아니었나 돌아봅시다. -_- 이미 다 겪어보고 당해보고난 사람들이 그래도 시간내서 댓글이라도 달아준건데 지 맘에 안들고 꼽준다고 생각해서 아니꼽게 생각한다면...무슨답을 원하시는건지?
뭐 시계를 예로 들어보면
무브먼트 저렴한 시계를 추천해달라면서 쿼츠들어간 아르마니 시계 몇개 가져와서 추천해달라고 하면 시계동호회에서 뭐라고 할까요? 돈조금더 모아서 째마 사라고 할겁니다. -_-
이런 상황인 겁니다. 초보자들이 생각하는 망원경과 오래취미생활을 해온 사람들이 생각하는 망원경의 차이죠.
사실 이런 취미생활쪽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초보자와 숙련자의 지식과 경험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초보자 들이 질문을 했을때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을거 같습니다만...음 10에 9정도는 자기 경험에 비춰 최대한 도움되는 쪽으로 얘기를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중에 대놓고 무시하고 장비자랑하는 악질같은 사람도 있지만 -=- 이건 어느 취미나 마찬가지니까요..
간단요약
1. 행성과 달을 보고 싶어요!
-> 적당한 더블렛구조의 80미리 구경의 굴절망원경(60만~80만)을 추천해주세요. 경위대 와 튼튼한 삼각대는 따로 사셔야 하며 80미리 구경이면 아이피스는 6mm(대충 80배),12mm(대충 40배), 24mm(대충 20배) 구성이면 훌륭하며 자동추적이 필요하다면 AZ-GTI 라는 경위대를 구입합니다. 풀셋(대충 50만원)이면 적당히 튼튼한 삼각대도 포함됨
80미리 구경이라도 12미리 아이피스로 토성띠관촬이 가능하며 시잉이 좋은날엔 목성의 줄무늬도 볼수 있음 어디까지만 망원경 성능보다 우선되는건 어둡고 깨끗한 하늘을 볼수 있는 장소가 제일 중요하지만 태양계 유명한 행성인 토성 목성 정도는 대도시 공원에서도 볼수 있습니다. (60미리로도 어두운곳에서는 어지간한 밝은 성운들도 볼수 있습니다.작아서 그렇지..) 그래서 굴절망원경보다는 8인치 돕...가능하면 10인치 돕....이 안시에는 가성비 최고입니다..
2. 성운을 보고 싶어요.(행성과 달은 좀더 크게 보이죠!)
-> 닥치고 8인치 돕!! 아이피스는 적당히 8미리 14미리 24미리 정도 있으면됨.
삼각대도 필요없어, 배터리떨어질 걱정도없고 가대땅에 놓고 경통만 딱 올려놓으면 준비끝 얼마나 간편하고 좋습니까.
성운부터는 무조건 어두운 곳으로 가야합니다. (겨울 오리온대성운같은 밝은건 그냥 도시에서도 보입니다만) 어두운 성운들이고 사진처럼 화려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두운곳에서 봐야 그나마 형태라도 볼수 있습니다.
3. 은하수를 망원경으로 보고싶어요.
-> 은하수는 매우 어두운 장소에서 그냥 눈으로 보세요. 아니면 카메라로 찍어서 보는겁니다.
4. 딥스카이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 카메라포함 아무런 장비도 없다면 최하 기본300만원 준비하세요.
(아무리 생각해봐도...이 금액 이하로는 제대로된 촬영시스템을 맞출수가 없음)
1번 노터치 구성
60미리구경 경통+리듀서(혹은플래트너)+카메라(DSLR 혹은 미러리스)+광해필터+적도의(삼각대포함)+파워뱅크
2번 가이드 구성
60미리구경 경통+리듀서(혹은플래트너)+카메라(냉각모노CMOS카메라)+필터셋트LRGBHSO +노트북+적도의(삼각대포함)+파워뱅크
유튜브 보면 오리온, 안드로메다 같은 엄청 크고 밝은 대상을 적도의 없이 카메라와 렌즈만으로 찍는다고 올려놓은 영상들 많은데 딱 그것들만 적도의 없이 찍을수 있습니다. -_- 딥스카이를 적도의 없이 찍는다? 가능은 하겠죠 몇배의 사진장수와 몇배의 시간을 들인다면요. 오리온성운같은건 그냥 135미리 렌즈로 찍어도 잘 찍힙니다~ --
천체망원경 적도의없이 딥스카이를 찍는다~라면서 어구헌날 오리온만 찍는 유튜브는 참고만 하세요... 그건 원래 잘찍히는겁니다. -_- 24미리 렌즈로도 어두운 하늘에서 1분만 노출해도 찍히는게 오리온성운인데
이거보고 와서 적도의 없이도 딥스카이 찍을수 있나요? 라는 질문에는 적도의 쓰세요 라는 댓글밖에 안달립니다. 제발..
(뭐 해외에서 대구경 14인치였나...돕소니언에 카메라 붙여서 초단노출로 수천장 찍어서 딥스카이 찍는분은 있긴 합니다)
5.진짜 진짜 저는 최대한 저렴한대 쓸만한 망원경 사고싶은데 없을까요?
->100만원짜리 상태좋은 중고차 찾습니다 랑 같은 질문입니다.
백날 질문해봐야 한번 관측지 찾아가서 거기 사람들한테 직접 듣는것의 100분의1도 안됩니다.
여러분이 인터넷만 보고 게시판만 보고 궁금했던거 질문했는데 답변이 안달리거나 이상한 답글만 달렸던 질문들 관측지에서 물어보세요. 10분이면 다 해결됩니다. -_- 애초에 관측지 찾아갈 생각도 없는 사람은 망원경 사봐야 빨래거리로나 쓰거나 당근마켓딜러 되는거밖엔 없더라구요.
관측지에 처음가서 아무도 모르는데 말걸기 쑥스럽겠지만...거기 계신분들 자기 망원경보면서 열중하는거 같지만 속내는 "앗..저기 초보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나한테 와서 말걸지 않을까?" 하면서 내심 눈치보면서 두근두근하고있는게 관측지 사람들의 속내입니다. -_- 하앜하앜 야한 뉴비냄새가..!
한번 말걸어보면 물어보지도않는것도 술술 말하면서 커피도 주고 먹을것도 주고 그럴겁니다..
더욱이 딥스카이찍는분들은 촬영세팅해놓으면 할게 없어요...심심해요...말좀 걸어주세요...ㅠ_ㅠ
페이스북에서 어처구니없는 글을 봐서 써봤네요